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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면 맞기만 할 줄 알았나"…정부, 일본에 '강대강 대책'

작성일 : 2019-08-05 15:20



그동안 맞불 대응을 자제했던 한국 정부가 일본의 2차 보복에 칼을 꺼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자, '한국 백색국가에서의 일본 제외' 카드를 내밀기로 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비롯 각종 국제무대에서의 여론전에도 더욱 속도를 내면서 추후 진행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관련 정부 입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홍 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사진제공=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관련 정부 입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홍 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사진제공=연합뉴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일본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대화의 장(場)으로 나오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대응해왔다. 지난 4일 한국에 대한 첫 번째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한 이후 한국도 세게 맞붙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기는 했지만, 정부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염두에 두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대응을 자제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에 대한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일본은 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오는 28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수그리지 않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 각의 후 열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해 수출 관리를 강화하는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맞대응이 반복되는 건 두 나라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일본 조치에 따라 우리 정부도 이와 관련한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WTO 제소에도 박차를 가한다. 정부는 일본의 결정이 자유무역에 관한 WTO 규범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이른 시일 내 일본을 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앞서 일본과의 수산물 분쟁에서 '역전승'을 거뒀던 한국 통상팀이 일본을 제소하기 위한 법리적 근거와 전략을 짜고 있다.

지난주 WTO 일반이사회에 한국 대표로 다녀온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한국이 편한 날짜에 (제소)할 것"이라며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WTO 제소는 최종판정까지 2년여가 소요돼 당장 일본에 타격을 주거나 상황을 바꾸기는 어렵다.

정부는 주요국과 국제기구, 신용평가사, 투자은행(IB) 등을 대상으로 아웃리치(대외접촉)를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일본의 조치는 자유무역주의 기반 국제질서를 크게 훼손하고 있고 글로벌 밸류체인을 교란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가져온다는 점을 피력할 방침이다.  

외교·안보적으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가 거론되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정부는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으로 지소미아 연장 거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한일간 '강대강' 대치로 일본이 3차 보복에 들어가면서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쓸 수 있는 방법이 비관세장벽이다.  

반덤핑관세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와 같은 수입규제는 WTO 규정에 따라 절차를 밟아 진행해야 하지만, 비관세장벽은 자국의 법으로 시행할 수 있어 보호무역의 도구로 많이 활용된다. 이미 일본은 자국 어업자와 가공업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수산물 수입에 대해 수입물량을 직접 규율하는 수입쿼터제도를 운영한다.

표준이나 시험검사 관련 제도를 까다롭게 해 수입을 제한하는 무역기술장벽을 강화하는 것도 일본이 쓸 수 있는 전략이다. 무역기술장벽은 무역 상대국가간 서로 다른 기술규정, 표준, 적합성 평가 등을 채택해 적용함으로써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는 비관세장벽이다.  

이에 정부는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기업의 주요 품목의 물량과 대체수입처 확보를 지원하고 인허가 기간 단축, 인력 운용 유연화 등 공장 신증설을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서는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 2732억원 반영을 추진한다.  

핵심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술에는 신성장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세액공제 적용을 확대하고 각종 관세 혜택과 금융적 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와 R&D 혁신 등을 통해 기술개발을 돕고 100여개 전략 핵심품목 중심으로 R&D 등에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밖에 이달 말까지 R&D 투자전략 및 프로세스 혁신 등을 담은 범정부 차원의 별도 종합대책을 마련한다. 핵심 원천소재 자립역량 확보가 목표로 전략 소재 기술, 인재 양성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지원책이 담길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이번 기회에 우리 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우리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우선으로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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