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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 신동빈 "구속부터 구형까지"...길 잃은 롯데그룹

작성일 : 2018-08-31 09:2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된지 200일이 훌쩍 흘러갔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이 기간 롯데그룹은 총수 부재로 길을 잃었다. 최종 결정권자가 사라진 롯데그룹은 미래 먹거리 확보는 고사하고 기존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조차 속절없이 뒤로 밀려버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작된 신 회장의 항소심은 결심공판까지 마무리됐다. 다음달 선고만 남겨둔 상태다. 이 기간 롯데그룹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려졌지만, 역할은 기존 사업을 챙기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그간 신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 대한 추측만 있었을 뿐 실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에 대해 공개된 바가 없다. 다만, 항소심 과정에서 신 회장의 경영 방식에 대해 일부가 공개됐을 뿐이다.

신 회장은 70여개에 달하는 롯데그룹 계열사를 관리하기 위해 주요 경영진을 참석시켜 매주 회의를 개최한다. 신 회장이 한국에 있는 기간은 항상 열리며,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면 일주일에도 여러 차례 진행된다. 보고를 받은 신 회장은 검토 사항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한 뒤 최종 결정은 본인이 직접 내린다.

결국, 신 회장이 구속된 이후 롯데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이 줄줄이 뒤로 미뤄지는 요인이다.

롯데는 올해에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국, 유럽 등 10조원인 넘는 규모의 인수합병(M&A)를 추진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성공하지 못했다. 기존에 결정해 뒀던 사업들도 선장 없이 표류하고 있다.

당장 롯데그룹의 최대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최대 4조원을 들여 짓는 인도네시아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건설사업도 멈춰섰다. 부지확보와 자금 문제 등은 해결했디지만, 신 회장 구속 이후 반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대규모 투자인 만큼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의할 사항이 많다. 하지만 이를 중재하고 추진할 최종 결정권자가 사라진게 결정적이다.

정유화학의 경우 투자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예정보다 완공시기가 늦춰지면 생산된 제품 가격 변동 등으로 인해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 회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불안하다. 법원은 지난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에서 롯데그룹과 관련된 제 3자 뇌물죄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그 영향은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신 회장 자신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신 회장은 지난 29일 진행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이상하고 부당한 요구를 받았으면 거절할 명분이라도 있겠지만 저희가 요청받은 건 올림픽 선수 육성을 위한 것이었다”며 “요청받은 재단도 이미 저희를 포함해 많은 기업이 출연한 공식 재단이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구속될 문제인지, 대통령 독대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됐는지, 현안이 있는 상태에서 사회공헌 행위를 해서 문제가 됐는지 저는 아직도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털어 놓았을 정도다.

신 회장은 ”스티브 잡스도 수많은 실패를 딛고 새계적 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는데, 이는 기업가 정신을 인정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에게 국가 경제를 위해, 그룹을 위해 다시 한 번 일할 기회를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수조원의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 사업의 경우 전문경영인이 직접 결단을 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총수 부재 장기화로 롯데그룹의 경영 환경이 지금보다 악화된다면, 수십만명으로 추산되는 롯데 및 협력자 임직원의 생계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신 회장이 구속된 가장 큰 이유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제3자뇌물죄의 경우, 다른 기업도 비슷한 방식으로 투자했는데 롯데만 유죄를 받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며 "경제 활성화가 시급한 상황속에 반기업 정서까지 겹치면서 롯데의 앞날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게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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