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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북하는 대북특사 미국의 의심지울 해법 찾을 수 있을까?

작성일 : 2018-09-02 23:40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최근 미국이 잇달아 남북관계 ‘과속’에 대한 경고음을 발령하고 있어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우선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9월 중 개소가 물 건너간 데 이어 남북 철도협력사업 북측 구간 합동점검도 유엔군사령부의 불허로 무산되었다. 여기에다 미국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긴 했지만 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1년 연장하면서 압박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이 같은 움직임에 화들짝 놀란 청와대는 31일 대북특사파견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의 이 같은 행보는 북한의 협상에 임하는 태도에 대한 경고로 보이지만 우리정부에 대한 불만의 의미도 있다는 해석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경우 운영합의서가 이미 체결되고 개보수 공사도 끝났지만 ‘남북관계만 너무 앞서가서는 안 된다’는 미국 측의 불편한 시선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정부는 연락사무소 운영에 필요한 물자를 북한지역으로 반출하는 것은 대북제재가 아니며 비핵화 진전을 위해서도 북한과 상시적 대화창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은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지만 흔쾌하게 손을 들어주지는 않음으로써 암묵적으로 ‘속도조절’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유엔군사령부가 남북협력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주권침해’ 논란까지 일고 있다. 통일부는 4.12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해 경의선 철도 북측 구간에서 철도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공동조사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군사분계선을 관할하고 있는 유엔사는 세부적 추가정보를 요구하면서 우리정부의 방북계획을 승인해주지 않았다. 이는 향후 대표적 남북경협사업으로 진행될 수 있는 남북철도연결에 너무 가속도가 붙으면 자칫 한미 간 대북제재에 균열이 생기고,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가 약해질 수도 있다는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술 더 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현 시점에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큰돈을 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마음만 먹으면 한국, 일본과 군사훈련을 즉각적으로 재개할 수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군사훈련은 역대 어느 훈련보다 훨씬 더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곧바로 연합훈련을 재개하지는 않을 테니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는 ‘당근’과 함께 실질적 초기 비핵화 조치 등이 계속 이뤄지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초강경 대응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채찍’을 동시에 내민 셈이다.

미국 국무부도 31일 미국인의 북한 방문은 안전문제가 있다며 북한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내년 8월까지 1년 연장, 대북 압박의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그 이유로 미국인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체포되고 장기 구금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이 있고 미국인들의 신체적 안전에 즉각적 위험이 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개선됐던 북미관계가 최근 악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나빠진 결과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여행금지 조치를 연장하면서 국제사회에 비정상국가 북한의 이미지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켜 대북제재와 압박수위를 한 단계 더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대북특사 파견은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놓고 북미가 이상기류를 보이자 문 대통령이 또 다시 난국타개를 위한 ‘중재자’를 자임한 것으로 여겨진다. 오는 5일 방북하는 특사단의 임무는 이번 달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한반도 비핵화, 평화정착 방안 논의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은 물론 우리정부의 대북행보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만큼 그 활동이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따라서 남북관계 개선보다는 비핵화와 정전협정 등에 관한 북한의 속내를 파악하고, 마무리 짖지 못한 평양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시키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발걸음이 무거운 특사단이 남북관계는 물론 꽉 막힌 북미관계까지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어떤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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