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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휴대폰 지원금 차별 없애겠다"...집단상가 '콧방귀

작성일 : 2018-09-03 00:03



정부가 휴대전화 구매시 소비자간 차별을 야기하는 '불법 지원금'을 근절키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하지만 정작 지원금을 주는 통신사에 대해서는 제재가 이뤄지지 않아 효과가 미미할 전망이다.

31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 3사는 사전승낙제 운영 기준을 일부 변경, 다음달 10일부터 시행한다. 이에 따라 고객에게 지원금을 차별 지급한 판매점은 경고 없이 바로 15일간 판매중지 처분을 받게 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불법 지원금이 성행하는 수도권 휴대전화 집단상가에 치명적일 것이라며 불법 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완전히 딴판이다. 방통위가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으나 집단상가 판매자들은 딱히 위협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 이유로 이미 예전부터 관행처럼 있어왔던 일인데다 단속을 피해갈 수 있는 구멍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점을 들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판매점만 잡을 것이 아니라 '빌미', 즉 근원인 통신 3사의 불법 마케팅 행위부터 뿌리 뽑아야 불법 지원금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신도림이나 강변 등에 위치한 휴대전화 집단상가는 통신 3사의 마케팅 격전지로 각인된 곳이다. 전국 판매·유통점 가운데 집단상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10% 안팎이지만, 번호이동 건수는 20%를 넘는다. 통신사가 집단상가에 불법 지원금을 가장 많이 얹어주면서 과열 경쟁이 심화된 영향이다.

한 휴대전화 판매자는 "(집단상가)평균 시세와 눈에 띄게 차이가 있어 주변 판매자들에게 주목받지 않는 이상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며 "빠르게 치고 빠지는 경우는 주변에서 제보한 경우 아니면 사실상 잡기 어렵다. 고객들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지원금을 계속 받을 수 있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판매점주는 "수년째 (불법 지원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말들하지만 여지껏 활개치고 있는 것 보면 모르겠냐"며 "단속도 반짝하고 들어가는데다 그렇게 자주 있지도 않다. 10년 넘게 업계에 있었는데 벌금 한번 낸 적 없다"고 코웃음쳤다.


실제로 집단상가 판매자들은 단속의 눈을 피하기 위해 여러가지 수를 쓰고 있었다. 방통위에서 현장 단속을 나올 경우 집단상가 내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사전에 대비했다.

평소에도 고객의 가입 서식지를 따로 저장해두거나, 가입자에게 원본을 주고 전산에 기록한 다음 바로 파기해버리는 등 철저히 관리하고 있었다. 불법 지원금 지급 여부를 즉각 파악할 수 있는 매출장부는 매장 밖에 두는 등 치밀함을 보였으며, 통신사들도 상권 유지를 위해 불법 행위에 가담했다.

한 판매자는 "(단속에서) 필수로 확인하는 게 장부다. 지원금이 공시지원금 선을 넘어서 단가만 봐도 티가 난다"며 "통신사들도 방통위 단속에 대비해 본사 차원에서 지침을 내리는 등 불법 지원금과 집단상가 유지를 위해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단속이 들이닥칠 경우 개통 절차를 밟지 말라며 (통신사로부터)공지가 내려온다"며 "간혹 번호이동 개통이 불가한 경우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판매자는 통신사들이 '비밀 유지'를 위해 노력해주고 있지만 단속에 걸린 판매점은 모든 책임을 스스로 져야한다며 긴장을 놓아선 안된다고도 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통신·인터넷플랫폼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원할 수 있는 방송통신시장 조사분석에 21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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