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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악화 vs 금리역전…'진퇴양난' 빠진 한은

작성일 : 2018-09-10 10:39



한국은행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기준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대내외 여건과 국내 경제지표는 경기악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동결을 한다 해도 미국 기준금리와의 금리역전차가 올 연말 1%포인트까지 나게 된다. 그리고 최저임금, 일자리 만들기, 소득불균형 등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추진 속 경제지표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과감한 통화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8월 31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 시그널을 보냈던 한은의 금리인상 명분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0%로 인상한 뒤 올해 8월까지 총 6차례 동결했다. 경제상황이 나아져 기준금리를 올릴 여건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말이 될수록 가능성은 커졌다. 7월 금통위 이후부터 두 달 연속 소수의견을 통해 인상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

경제가 한은의 예상과 다르게 돌아가면서 곤혹스런 상황이 연출됐다. 오히려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야 할 판이 됐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97조9592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기대비 0.6% 성장하는데 그쳤다. 민간소비는 0.3% 증가에 그쳐 2016년 4분기 이후 가장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면서 2.1% 감소 전환됐고, 설비투자는 5.7% 감소하며 2016년 1분기 이래 가장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라면 올해 성장률이 2.6~2.7%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터키 등 신흥국발 금융불안도 확산되고 있다.

한은의 '2018년 8월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8월 이후 국제금융시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터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취약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신흥국의 국채금리는 8월 1일부터 9월 5일까지 0.62%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신흥국의 주가도 같은 기간 6%나 하락했다.

신흥국 통화도 고꾸라지고 있다. 터키 리라화는 25.4%,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29%, 남아공 란드화는 15%의 큰폭 약세를 보였다.

이에 국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두워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7월말 2.9%에서 지난달 말 2.7%로 0.2%포인트 떨어뜨렸고, 7월말까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각각 3.0%로 제시했던 UBS는 지난달 말 모두 2.9%로 낮췄다.

노무라 역시 5일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8%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오히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정책에 한은이 통화정책으로 적극 나서야만 경제의 불씨를 다시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앙은행으로서의 독립성 측면에서도 이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통화정책이 소득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소득불평등은 여러 제도적 요인으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치는 정부 정책에 통화정책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시그널이 긍정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전망과 그간 한은의 정책 결정 움직임을 감안하면 올해 남은 2번의 금통위 이전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의지를 실행시켜 줄만한 변화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며 "올해 금리인상은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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