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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글자' 제목 영화가 흥행한다는 속설… 올 추석 극장가도 그랬을까

작성일 : 2018-09-27 11:31



영화판에는 '두 글자 제목의 영화가 흥행한다'는 속설이 있다. 꼭 그렇지만은 않으니 징크스나 미신 같은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흥행을 바라는 제작자들의 간절한 마음 때문인지 '두 글자' 속설 때문에 실제로 제목을 바꾼 영화도 있으니 그저 별 의미 없는 얘기만은 아닌 듯 하다.

'두 글자' 속설의 시작이 어디서 시작됐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명량' 이후라는 시각이 많다.

‘명량’은 조선시대 명장인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 진행된 수많은 해전 중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로 우리나라 최초 관람객 1500만이라는 벽을 돌파한 기록을 세웠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제공하는 역대박스오피스를 보면 이 영화의 최종 관람객 수는 1761만5437명이다.

영진위 데이터베이스를 살펴보면 '명량'이 개봉한 2014년에 개봉한 영화 중 제목이 두 글자인 영화는 모두 33편이다. 그 중 10편은 '명량'이 개봉한 이후에 스크린에 걸렸다. 또 '명량'이 기록적인 흥행을 한 이후 '두 글자' 영화의 개봉이 줄을 이었다.

2015년에는 개봉한 영화 총 359편 중 24편이 '두 글자' 영화로 이 중 ‘암살(1270만6663명)’과 ‘스물(304만4859명)’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두 글자' 열풍이 좀 더 강하게 불면서 개봉한 429편의 영화 중 43편이 '두 글자' 영화였고, ‘터널(712만780명)’, ‘럭키(697만5571명)’, ‘곡성(687만9999명)’, ‘귀향(358만7182명)’ 등이 흥행 레코드를 적었다.

지난해에는 583편의 영화 중 29편이 '두 글자' 영화였고 이 중 ‘공조(781만7618명)’, ‘더킹(531만7693명)’, ‘재심(242만1197명)’, ‘박열(235만9273명)’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두 글자 제목 영화의 흥행' 속설을 이어갔다.

그런데 시각을 달리보면 이 속설이 '대박 흥행'과는 큰 인연을 갖지 못하고 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국내영화는 총 15편으로, 그 중 두 글자인 영화는 ‘명량’과 '암살'을 포함한 3편뿐이다. 나머지 한편은 ‘괴물(2006)’로 두 글자 속설을 나오게 한 ‘명량’보다 8년 전에 개봉한 영화다.

'대박 흥행'의 범위를 넓혀 역대 박스오피스 관객 수 상위 50위를 살펴보면 '두 글자' 영화는 모두 12편 정도다. 비중으로 따지면 24% 정도가 된다.

24%의 숫자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10편 중에 2편 정도네?'가 될 수도 '4분의 1이나 되네?'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속설이 정말로 얼마나 맞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물론 영화의 제목이 두 글자인 이유가 단순히 흥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작품과 연관된 이유에서 정해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서두에서 언급했다시피 흥행을 바라는 제작자의 바람 때문에 생겨난 속설일 뿐이니까.

이런 가운데 두 글자 영화는 여전히 개봉되고 있다.

그럼 올 추석 극장가에 걸린 '두 글자' 영화의 성적표는 어떨까.

‘협상(27일 기준 131만2423명)’과 ‘명당(167만3928명)’ 모두 100만 관객을 넘겼지만 큰 흥행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세글자 제목인 영화 ‘안시성(355만930명)’이 크게 압도했다.

올 추석 극장가에서만큼은 '두 글자' 속설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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