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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전생에 피노키오?

작성일 : 2018-08-15 15:10



부모는 아이에게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생각에 종종 흥분한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사실 ‘두 살 난 내 아이가 ……’로 시작하는 모든 구글 검색에 따라붙는 가장 흔한 말은 ‘재능이 있어요.’다. 하지만 여아와 남아에 관한 이런 질문이 똑같지는 않다. 부모는 ‘내 딸이 재능 있나요?’보다 ‘내 아들이 재능 있나요?’라는 질문을 2.5배 많이 한다. 사람들의 정보 검색 그 자체가 정보다.

그들이 언제 어디에서 사실, 인용, 농담, 장소, 사람, 물건, 도움을 검색하는지는 그들이 정말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욕망을 가지며,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하는지에 관해 막연한 추측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작고 네모난 빈칸에 단어나 문구를 입력하는 일상적인 행동은 작은 진실의 자취를 남기며 이 자취 수백만 개가 모이면 결국 심오한 현실이 드러난다. 사람의 생각을 연구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이야기『모두 거짓말을 한다. 저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 위츠』에서이다.


매일같이 사람들이 웹을 돌아다니면서 남기는 디지털 발자국을 뒤쫓는 인터넷 데이터 전문가인 저자는 빅데이터가 사람의 심리를 엿보는 아주 새로운 방법임을 보여준다. 키보드로 얻은 익명성 덕분에 사람들은 인터넷 검색 창을 통해 매우 이상한 것들을 고백한다. 엄청나게 많은 일련의 문자로 광대하고 폭발적인 조합을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이러한 디지털 흔적은 축적과 분석이 쉬운 형태로 저장된다.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동안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구글 트렌드를 이용해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손해 본 표가 얼마나 되는지 연구했다. 구글 트렌드는 특정 단어가 지역별, 시간별로 얼마나 자주 검색되는지를 알려주는 구글 서비스다. 2008년 11월 오바마가 당선된 그날, 일부 주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보다 ‘깜둥이 대통령’을 더 많이 검색했다. 구글 검색이 그토록 귀중한 이유는 데이터가 많아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솔직한 생각을 내놓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는 하지 않을 이야기를 구글, 네이버, 다음과 같은 거대 검색엔진에는 한다.

구글에 드러난 결혼생활의 가장 큰 불만이 뭔지 알고 있는가? 섹스를 하지 않는 것이다. ‘섹스 없는 결혼생활’이 ‘불행한 결혼생활’보다 3.5배 많이 검색되고 ‘사랑 없는 결혼생활’보다 8배 많이 검색된다. 그리고 대화하지 않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보다 성관계를 원하지 않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16배 많다. 결혼하지 않은 커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불만은 놀랍게도 남자친구보다 여자 친구 쪽에서 두 배 많다.

사람들은 자주 거짓말을 한다. 의사, 친구, 연인, 설문조사원은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기업 엔지니어의 40퍼센트 이상이 자신의 실력이 상위 5퍼센트에 든다고 말하고, 대학교수의 90퍼센트 이상은 자신이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졸업생의 4분의 1은 자신의 사교성이 상위 1퍼센트에 든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보고가 부정확한데도 사회과학 연구의 많은 부분이 여기에 의존한다. ‘쇼펜하우어’는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의심이 간다면 그냥 믿는 체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더욱 대담해져서 큰 거짓말을 할 것이고 그때 정체를 폭로한다는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핫 트렌드, 자기 계발, 사진, 음식에 숨은 거짓말을 읽다 스펙 쌓기로 대표되는 ‘자기 계발’, SNS와 정치, 사회 뉴스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사진’, 그리고 이른바 먹방 또는 맛집으로 대표되는 ‘음식’. 이는 모두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테마다. 특히 청년층은 이 세 가지 키워드 없이는 단 하루도 보낼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씁쓸하게도, 일상을 둘러싼 거짓말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 차원의 거짓말, 또 비교적 쉽게 드러나는 거짓말과 이미 진실의 얼굴을 하고 깊숙이 숨어 버린 거짓말이 우리 가까이에 자리한다고 [거짓말상회, 저자 인문학협동조합 외]에서 알려준다.

‘어렵고 불편한 진실’은 외면한 채, 복잡하고 혼란한 요즘 세상에서 ‘그냥 원래 다 그런 거’라고 믿어 버리고는 조금이나마 마음 편해지고 싶었던 것. 다행스럽게도, ‘더 이상은 속지 않겠다.’는 대중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점이다. 말하지 않는 것도 반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거짓말을 한 그 순간부터 뛰어난 기억력이 필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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