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HOME > 사회

'최저임금'만 두들겨 패는 자영업자...'갑엔 꼼짝 못하면서 을만 옥죄는...'

작성일 : 2018-08-23 09:36



요즘 경제와 관련해 조금만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지면 죄다 ‘최저임금 탓’만 합니다. 정치인들도 어김없이 최저임금 인상에 화살을 돌리고 있구요. 경제인, 자영업자 등도 너나 할 것 없이 "최저임금이 문제"라고 몰아가며 편한 결론을 내고 있지요.

마치 최저임금이 동네 북이 된 모양입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극적인 제목을 써서 ‘최저임금 폭탄’이라며 때리라고 갈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업여건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연일 최저임금을 두들겨 패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너무 높아 장사 해 먹기 힘들다는 이유지요.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집착하는 것일까요. 뭐니뭐니해도 가장 쉽게 현실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2일 오늘 소상공인연합회가 2년 새 30%에 가깝게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소상공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논평을 내기도 했는데요. 사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입니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 보다 10.9%올라 8350원으로 결정됐구요. 한 달 209시간 꼬박 일해도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157만원 남짓입니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이 돈을 받고 한 달 동안 생활할 수 있는 기본임금인데 자꾸 최저임금 탓만 합니다.

그래서 자영업자분들을 비롯한 최저임금 탓을 하고 있는 분들께 기자가 감히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한 달을 저 돈으로 겨우 생활해야 하는 직원 및 아르바이트생의 임금을 깎으면 과연 여러분들은 힘들지 않을까요? 일각에서는 인건비 때문에 허리가 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정말 그런가요?

기자는 조심스럽게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편의점을 비롯해 치킨, 카페를 운영하시는 프랜차이즈 점주님들, 점주를 하시면서 가맹본사에 얼마를 주고 계시나요? 임대료는 한 달에 얼마나 내시나요? 1년만 지나면 건물주가 수백 만 원의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하지는 않던가요? 카드수수료는요? 이들 비용이 과연 여러분들이 허리가 휜다고 말한 인건비보다 덜 지불하시고 계시나요?

경쟁사는 어떤가요? 번화가의 경우 100미터 안에 치킨 집만 10개가 된다지요. 편의점은요? 오픈한지 얼마 안됐는데 바로 옆에 같은 브랜드 편의점이 문을 열고 있지는 않던가요? 경쟁이 가장 치열한 카페는요? 9만개가 넘는다지요. 하루 3000명이 가게를 열고 2300여명이 문을 닫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사업을 해서 4명 중 1명만 가게를 겨우 운영하고 계시는 거죠. 먹을 수 있는 파이는 한정되어 있는데 경쟁상대가 자꾸 늘어나니까 힘든 건 아닌지요?

얼마 전에 아는 편의점 점주와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그 점주가 그러더군요 “형님 우리가 최저임금 탓을 하지만 솔직히 진짜 힘든 이유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경쟁사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매출의 65%를 떼가는 가맹본부의 계약구조 때문이예요. 그런데 을인 입장에서 우리가 욕할 수 있는 것은 최저임금 밖에 없어요”라구요.

잘 생각해보면 여러분들이 힘든 것은 최저임금 때문이 아닙니다. 장사가 좀 된다싶으면 해마다 수 백 만원씩 올려달라는 건물주가 최저임금 뒤에 숨어 있구요. 최대 65%의 매출을 떼어가면서 무분별하게 점포를 허가하는 가맹본부는 최저임금을 샌드백 삼아 뒤에서 팔짱 끼고 있는 것이지요. 솔직히 말해서 자영업자분들도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들이 갑이기 때문에 말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그저 지금 당장 욕하고 분풀이 할만한 대상이 최저임금 밖에 없다는 현실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생각하기엔 정말 여러분들을 힘들게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는다면 여러분들의 여건은 결코 개선되지 않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만만한 최저임금만 두들겨 패면요. 내년에도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려 달라고 할 것이구요. 가맹본부는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점포를 늘릴 것입니다. 자영업자 여러분, 정말 최저임금 때문에 힘든 건가요? 아니지요? 그렇다면 이제 최저임금 뒤에 숨어 있는 가맹본부와 건물주들과 맞서야할 때가 아닐까요?
 

사회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