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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 세계 13개국 의장과 연쇄 양자 회담

세계국회의장회의에 의회 지도자 100여 명 몰려 대면 외교전

작성일 : 2021-09-09 12:15 작성자 : 주석근 대기자



▲폴란드 상원의장, 베트남 국회의장, 카자흐스탄 하원의장, 오스트리아 하원의장, 러시아·이탈리아 의장과 즉석회담 등 세계 의회 정상급 모인 자리 활용해 한국 외교의 지평 넓혀


오스트리아를 공식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센터 에서 개막된 제5차 세계국회의장회의에 참여한 13개국 의장과 연쇄 양자회담을 이어가는 등 숨가쁜 의회 정상 외교를 펼쳤다. 국가 지도자급 인사들이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브엉 딩 후에 베트남 국회의장과의 회담을 통해 양국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의장은 지난 6월 23일에도 후에 의장과 화상회담을 한 바 있다.


회담에서 후에 의장이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양국 관계가 한 단계 격상되길 희망한다”고 하자 박 의장은 적극 공감을 표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2009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은 이래 관계 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박 의장은 2020년 11월 베트남을 방문해 당시 응우옌 티 낌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 2022년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후에 의장은 “베트남 총리가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격려했다”며 “한국 기업의 투자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올해 12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29차 아시아태평양 의회포럼(APPF)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고, 후에 의장은 “한국을 이른 시일 내 꼭 방문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박 의장과 후에 의장은 양자 회담 후 별도로 비공개 회담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박 의장은 토마슈 그로즈키 폴란드 상원의장과도 회담을 열어 폴란드 신공항 건설과 원전사업에서 우리 기업의 참여를 포함한 양국 간 협력방안을 협의했고, 의회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상호 의장 공식방문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 의장은 “폴란드 신공항 건설에 인천공항공사가 전략적 자문사로 선정되었는데 한국 기업들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며 그로즈키 의장의 관심과 성원을 요청했다.


폴란드 바르샤바 신공항 건설사업은 중동부 유럽 최대 허브공항 건설을 목표로 약 10조 원을 투자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올해 전략적 파트너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또 박 의장은 원전 협력과 관련해 “한국은 24개 원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아랍에미리트(UAE)에 4개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폴란드 원전 사업 참여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로즈키 의장은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미국, 프랑스, 한국의 3파전”이라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의회 외교가 매우 중요하고, 기술적 문제와 안정성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석한 폴란드 측 인사는 “한국의 원전기술을 높이 평가하는 보고서가 있고, UAE로부터 한국 원전기술의 우수성을 들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2043년까지 총 6기의 원전 건설사업(270억∼365억 달러 규모)을 추진 중으로 올해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그로즈키 의장은 “한국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 대응 모범국가”라며 “코로나 방역과 경제 활동을 균형 있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장은 “최근 코로나 상황으로 양국 의회 간 교류가 원활하지 못했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국 의회 교류를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그로즈키 의장은 “상호 의장 공식방문이 이뤄지면 좋겠다”며 “실무협의를 거쳐서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박 의장은 “폴란드는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상황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점이 한국과 유사해 동질의식을 느낀다”며 “폴란드가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일원으로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일관된 지지를 보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어 사히바 가파로바 아제르바이잔 국회의장과 회담을 하고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를 올해 안에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가파로바 의장이 박 의장에게 연내 회의 개최를 제안했으며, 박 의장은 “공동의장국인 한국과 러시아가 협의해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


가파로바 의장은 지난달 20일 아제르바이잔을 공식 방문한 박 의장에게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는 유라시아 지역 주요 국가 간 양·다자 의회정상외교를 통해 대한민국 국회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 경제·통상·문화교류 등 각 분야에서 의회 간 파트너십을 증진하는 회의다.


우리 국회가 이 회의 구상을 제안한 후 한·러 의회 공동으로 2016년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제1차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를 개최했고, 이후 정례적으로 유라시아 지역에서 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박 의장은 사끄르 고바쉬 UAE 연방평의회 의장과도 만났다. 회담에서 고바쉬 의장은 올해 10월 개최되는 2020 두바이 엑스포에 박 의장을 초청했다. 고바쉬 의장은 지난 2월 UAE를 공식 방문한 박 의장에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1년 순연된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 한국이 큰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밖에도 박 의장은 무스타파 쉔톱 터키 국회의장, 파우지아 빈트 압둘라 자이날 바레인 하원의장, 탈란트 마미토프 키르기스스탄 국회의장 등과도 만나 박 의장의 순방 이후 의회 정상 간 교류 협력을 이어가자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았다. 박 의장은 에디트 이스트렐라 포르투갈 국회부의장과도 만났다.


박 의장은 오후에도 의회 지도자 간 연쇄회담을 진행했다. 박 의장은 누를란 니그마툴린 카자흐스탄 하원의장과의 회담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정중히 송환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아울러 두 나라 의장은 중앙아시아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 대상국인 카자흐스탄과 내년 수교 30주년에 맞춰 양국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은 2009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박 의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카자흐스탄은 핵을 스스로 포기한 나라이기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일관되게 지지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니그마툴린 의장은 지난 5월 박 의장과의 화상회담에서 “카자흐스탄은 보유했던 핵을 자발적으로 포기했던 나라”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핵 비확산을 지지하며 비핵화 경험을 나누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니그마툴린 의장은 박 의장에게 카자흐스탄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 이에 박 의장은 “한 번 만나면 지인이고, 두 번 만나면 친구이고, 세 번 만나면 친척”이라는 속담을 언급하며 “지난 5월 화상회의를 했고 오늘 만났으니 이제 내년에 만나면 친척이 된다”고 화답했다.


박 의장은 또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방문에 이어 지난달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방한했다”며 “양국 정상이 상호 방문을 통해 합의한 내용을 두 나라 의회가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푸안 마하라니 인도네시아 하원의장과도 회담을 열어 국방·방산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비준을 위해 양국 의회가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박 의장은 “양국의 경제협력 수준을 한 단계 높여 전투기와 방산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자”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2028년까지 8조 8천억 원의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인도네시아 20% 부담) 4.5세대급 전투기를 연구개발하는 KF-21/IF-X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박 의장은 “RCEP는 교역·투자 등 양국 경제협력을 증진시킬 것”이라며 “양국 의회가 힘을 모아 의회 비준 절차를 완료하자”고 제안했다.


푸안 의장은 “현재 의회에서 필요한 절차를 거치고 있다”면서 “RCEP가 발효되면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의장은 “인도네시아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나라로 한국과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며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인 양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중요한 임무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 의장은 “올해 12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29차 아시아태평양 의회포럼(APPF)에 푸안 의장께서 꼭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푸안 의장은 “한국의 코로나 방역 지원에 감사하다”면서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양국의 민간 제약사 간 협력이 앞으로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코로나 대응을 위한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인도네시아에 작년과 올해 900만 달러를 지원했고 진단키트, 마스크, 산소발생기 등 방역물품도 지원했다.


박 의장은 얀 안또니 브라윈 네덜란드 상원의장과도 양자회담을 했다. 회담에서 박 의장은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는 양국 관계를 평가하며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양국 의회가 상호 교류를 확대해 두 나라 관계를 증진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박 의장은 반도체, 신재생 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네덜란드와의 미래산업 협력을 제안했다. 이에 브라윈 의장은 공감을 표하며 더 나아가 스마트팜 분야도 함께하자고 화답했다.


브라윈 의장은 박 의장에게 코로나 상황에서의 대한민국 국회의 운영 방식을 질의했다. 이에 박 의장은 원격영상회의를 통해 표결을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했고 실제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오스트리아센터 인근의 멜리아호텔에서 검버자브 잔당샤타르 몽골 국회의장과 회담을 하고 신북방정책에 따른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 의장은 “몽골은 한국의 신북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며 “작년은 양국 수교 30주년으로 그동안 양국 간 경제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왔는데 앞으로도 발전을 이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박 의장은 “몽골은 우리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국으로 개발 협력이 계속 강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교육·문화·인적 교류도 확대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잔당샤타르 의장은 “신북방정책은 동북아 국가 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지한다”며 “인프라, 에너지, 로지스틱 분야에서 동북아 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에 몽골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고, 잔당샤타르 의장은 “동북아 보건 상황이 한층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박 의장은 제5차 세계국회의장회의 일반토론에 앞서 오스트리아 국영방송 ORF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의장은 남북한 상황에 대한 질의를 받고 “우리는 북한과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원하는 것이지 흡수통일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오늘 같은 국제회의에 북한이 나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의장은 또 ‘통일이 아닌 두 국가체제를 원하는지’라는 질문에 대해 “현실적으로 장기간 평화공존과 교류 협력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통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오스트리아 하원 주최로 호프부르크 궁에서 열린 공식 리셉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 의장은 발렌티나 이바노브나 마트비엔코 러시아 상원의장과 로베르또 피코 이탈리아 하원의장과 각각 즉석회담을 했다.


박 의장은 마트비엔코 의장에게 올해 12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APPF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올해 10월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유라시아 여성의원 포럼에 우리나라 여성의원 참가와 관련해 마트비엔코 의장과 의견을 교환했다.


피코 의장과의 만남에서 박 의장은 G20의 의장회의인 P20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박 의장은 제5차 세계국회의장회의 첫날 각국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경제협력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의회 정상외교 일정을 강행했다. 


박 의장이 상대국의 요청으로 연쇄 양자회담을 쉴 틈 없이 진행한 것은 국제의회 무대에서 박 의장의 위상이 반영된 것이다. 이날 박 의장은 13명의 의장, 1명의 부의장, 국제의회연맹(IPU) 사무총장 등 모두 15명의 세계 의회 지도자를 만나는 강행군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상 간 회담이 현실적으로 마비된 상황에서 박 의장의 이번 연쇄 회담은 대한민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양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협력 및 외교 프로세스에 대해 의회 차원의 힘을 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세계국회의장 회의가 열린 오스트리아 센터에서 각국의 의장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회담을 벌이는 바람에 양자회담 장소 예약이 어려웠다. 박 의장과 네덜란드 상원의장과의 회담은 회의장 한켠에 마련된 휴식장소에서 이뤄졌다.


이날 세계국회의장 회의에는 박의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송기헌의원, 국민의힘 송준석의원, 고윤희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 김형길 외교특임대사, 곽현준 국제국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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